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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OL 016디자인 — DESIGN DOHA

아야 무그, 파피루스에 상형문자를 새기다

검은 바위 같은 덩어리들이 모여 낮은 탁자 하나가 됐어요. 덩어리마다 상형문자를 새긴, 아야 무그의 파피루스 커피 테이블이에요.

모래빛 바닥에 검은 덩어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요. 바위처럼 깎인 조각 하나하나의 윗면에 기호가 새겨져 있고, 조각들이 맞붙어 낮은 탁자 하나를 이룹니다. 이집트 디자이너 아야 무그의 커피 테이블 ’앙크 II’예요. 돌처럼 보이지만 재료는 파피루스입니다.

새겨진 기호는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에서 왔어요. 조각마다 재생, 힘, 권능, 생명과 이어지는 기호를 하나씩 맡고 있어요. 컬렉션 이름인 앙크도 생명과 영원을 뜻하는 상형문자입니다. 함께 나온 사이드보드 ’앙크 I’은 굽은 문을 달아, 고대의 역사와 새 시대 사이를 넘어가는 문턱처럼 보이게 했다고 해요.

파피루스는 나일강 가에서 자라는 풀이에요. 고대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2900년 무렵부터 글을 적는 바탕으로 썼고 바구니와 샌들, 배도 만들었어요. 무그는 런던에서 산업디자인 석사 과정을 밟던 중 자기 뿌리로 돌아갈 재료를 찾다가, 요즘 디자이너들이 이 풀을 거의 다루지 않는다는 데 눈이 갔다고 합니다.

그 뒤 2년을 연구와 시제작에 쓴 끝에 ’비블로스’라는 소재가 나왔어요. 파피루스 섬유로 만든 점토 같은 재료로, 손으로 빚을 수도 있고 틀에 부어 단단한 물건으로 굳힐 수도 있어요. 파피루스는 빨리 자라 해마다 여러 번 거둘 수 있고, 수액이 접착제 역할을 해 줍니다. 다만 나일 삼각주를 비롯한 옛 서식지에서는 농지 확장과 도시화로 대부분 사라졌어요. 무그가 재배를 더 넓히자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앙크 컬렉션은 11월 5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카타르의 디자인 도하에서 볼 수 있어요. 무그는 소재 연구를 벽면 마감으로도 넓혀, 표면 디자인 회사 파피리에서 건축과 인테리어에 쓸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ioua's view

소재의 옛 쓰임을 알고 나면 물건이 다르게 보여요. 집에 있는 나무 탁자나 종이 상자도 어떤 풀과 나무에서 왔는지 한 번 찾아보면, 표면의 결을 조금 더 오래 들여다보게 됩니다.

원문 — Wallpaper*, “Aya Moug's papyrus furniture connects her Egyptian roots with contemporary design” (2026.11.02). 이미지는 @wallpapermag의 공식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임베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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