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은 회색 벽에 세로로 긴 거울 한 점이 놓여 있어요. 그런데 비치는 것보다 면에 번진 얼룩과 녹이 먼저 눈에 들어와요. 헝가리 작가 볼디자르 센테스키의 이로전 컬렉션입니다. 이로전은 침식, 곧 조금씩 깎여 나간다는 뜻이에요.
컬렉션은 손으로 만든 거울 세 점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틀은 광을 낸 스테인리스 스틸인데, 안쪽 면은 반대로 산화와 은도금을 겹쳐 가며 얼룩진 채로 만들었어요. 매끈한 틀과 삭은 면이 한 물건 안에 같이 있는 셈입니다.
모양은 도시에서 왔어요. 브루탈리즘 건축과 노출 콘크리트, 비바람에 낡은 재료들이 출발점이에요. 작가는 “I wanted to capture the beauty of change”라고 말해요. 변하는 모습의 아름다움을 담고 싶었다는 뜻입니다.
만드는 방식도 그 생각을 따라가요. 작가는 조건을 마련해 두고, 마지막 모양은 재료가 찾아가도록 둔다고 해요. 그래서 같은 면이 다시 나올 수 없고, 세 점 모두 서명이 든 유일본이에요. 뉴욕의 스튜디오트웬티세븐에서 단독으로 소개하고 있고, 가격은 문의해야 알 수 있습니다.